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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고 집안 곳곳에 식물을 들이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초록빛 식물은 공간에 생기를 더해주지만, 막상 식물을 키워보면 같은 식물이라도 어디에서 키우느냐에 따라 성장 상태가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집에서 유난히 잘 자라던 식물을 화분 번식해서 친정엄마와 시누이에게 나누어준 적이 있습니다. 같은 식물이고 제가 직접 번식시킨 화분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비슷하게 잘 자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친정엄마 집과 시누이 집으로 간 화분들이 하나둘씩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잎이 시들고 생기가 없어지더니 결국 죽는 화분까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물을 잘못 줬거나 식물 자체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누이 집에서 거의 죽어가던 화분 하나를 다시 저희 집으로 가져오게 되었고, 환경을 바꿔 관리해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잎이 다시 살아나고 새로운 잎까지 나오면서 눈에 띄게 회복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식물에게는 물이나 영양제만큼 어디에서 키우느냐, 즉 빛과 공기 흐름이 얼마나 확보되는 환경인가가 중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은 거실이 비교적 넓고 창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공기가 순환되는 편입니다. 식물을 두는 공간도 햇빛이 들어오는 곳이라 채광 역시 부족하지 않은 편입니다. 반면 친정엄마와 시누이의 집은 상대적으로 공간이 좁고 창문을 자주 열기 어려운 구조라 환기와 채광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식물이 죽은 원인이 오직 환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물주기, 햇빛의 양, 실내 온도와 습도, 화분의 배수 상태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곳에서 번식한 식물이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직접 경험하고 나니, 실내식물을 키울 때 환기와 공기 순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려면 공기 흐름이 필요합니다
식물은 햇빛과 물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잘 자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실내에서는 바깥처럼 자연스럽게 바람이 불지 않기 때문에 공기가 한곳에 오래 머무를 수 있습니다.
식물도 살아 있는 생물이기 때문에 호흡과 증산 등의 생리작용을 합니다. 잎에서는 계속 수분이 빠져나가고 주변의 습도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공기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 공간에서는 식물 주변에 습기가 오래 머물 수 있습니다.
특히 화분을 여러 개 가까이 붙여놓은 경우에는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잎과 잎 사이, 화분과 벽 사이처럼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곳에 습기가 머물면서 곰팡이나 병해충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식물을 키우다 보면 같은 물주기를 했는데도 통풍이 좋은 곳의 화분은 흙이 비교적 잘 마르는 반면, 공기가 정체된 곳의 화분은 흙이 오랫동안 축축하게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물이 마르지 않았는데 계속 물을 주면 뿌리가 과습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국 뿌리가 약해지고 잎이 노랗게 변하거나 축 처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제가 친정엄마와 시누이 집에서 식물이 계속 약해지는 것을 보면서도 처음에는 단순히 물주기의 차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같은 식물을 저희 집으로 옮겼을 때 상태가 빠르게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식물이 놓인 공간 자체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환기는 식물에게 직접 바람을 강하게 쏘이는 것이 아니라 실내의 정체된 공기를 움직여주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한 공기 흐름만으로도 화분 주변의 습기가 한곳에 오래 머무르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환기와 함께 채광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실내식물이 잘 자라지 않을 때 환기만 확인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것처럼 채광 역시 함께 확인해야 할 중요한 조건입니다.
저희 집 거실은 비교적 넓고 창문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시간이 충분한 편입니다. 식물을 창가 주변이나 밝은 공간에 배치할 수 있고,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 수도 있습니다.
반면 좁은 공간에서는 화분을 원하는 위치에 배치하기가 어렵습니다. 창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식물을 두게 되거나 가구와 화분이 겹쳐 빛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식물은 종류에 따라 필요한 빛의 양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관엽식물도 최소한 자신의 생장에 필요한 정도의 빛은 필요합니다. 빛이 부족하면 잎의 색이 흐려지거나 새잎이 잘 나오지 않고, 줄기와 잎이 빛이 있는 방향으로 길게 자라는 웃자람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환기까지 부족하면 식물이 받는 스트레스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빛이 부족한 상태에서 흙이 잘 마르지 않는데 물까지 자주 주면 과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래서 식물이 갑자기 시들거나 잎이 노랗게 변했을 때 단순히 "물을 더 줘야 하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환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 하루 동안 햇빛이나 밝은 빛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 창문을 열어 공기가 순환될 수 있는지
- 화분 주변에 습기가 오래 머무르지는 않는지
- 흙이 충분히 마른 뒤 물을 주고 있는지
- 화분과 화분 사이의 간격이 너무 좁지는 않은지
- 배수구가 막혀 물이 빠지지 않는 것은 아닌지
제가 경험한 화분 역시 결국 이 여러 가지 환경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실내식물과 함께 올바르게 환기하는 방법
실내에서 식물을 키운다면 하루에 한두 번이라도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여러 개의 화분을 한 공간에서 키운다면 환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집니다.
가능하다면 서로 다른 방향에 있는 창문을 함께 열어 맞바람이 지나가도록 하면 공기를 빠르게 순환시킬 수 있습니다. 창문을 오래 열기 어려운 날에는 짧은 시간이라도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창문을 자주 열기 어려운 구조라면 서큘레이터나 선풍기를 활용해 공기를 움직여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식물의 잎에 강한 바람을 계속 직접 쏘이는 것은 피하고, 벽이나 천장 방향으로 약하게 바람을 보내 실내 전체의 공기가 움직이도록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화분의 배치도 중요합니다. 화분을 벽에 바짝 붙여 놓거나 여러 화분을 지나치게 빽빽하게 모아두면 공기가 정체되기 쉽습니다. 특히 잎이 무성한 식물은 잎 사이의 습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환기만 잘한다고 식물이 반드시 건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식물마다 필요한 빛의 양과 물주기, 적정 온도와 습도가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환경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저는 친정엄마와 시누이에게 나누어준 식물이 연달아 죽고, 시누이 집에서 거의 죽어가던 화분이 저희 집으로 돌아온 뒤 다시 생기를 되찾는 모습을 직접 경험하면서 이 부분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식물, 같은 화분이라고 하더라도 키우는 장소가 달라지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실내에서 식물을 키울 때는 햇빛이 충분한지, 공기가 잘 순환하는지, 흙이 지나치게 오래 젖어 있지는 않은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물이 자꾸 죽는다면 무조건 물이나 영양제부터 바꾸기보다 먼저 식물이 놓여 있는 환경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의외로 식물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영양제가 아니라 조금 더 밝은 자리와 잘 순환되는 공기일 수도 있습니다.

